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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과 손학규의 평행이론 - 한동훈의 자영업, 인태연의 자영업 ②

공희준 메시지 크리에이터

  • 기사등록 2025-09-29 19: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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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의 처남, 한동훈의 처남


19년의 시차를 두고서 진행된 손학규의 한동훈의 전국 민생 체험은 문제의 원인을 안이 아닌 밖에서 찾고 있다는 근본적 한계를 공유하고 있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사이에는 두 가지 공통분모가 시퍼렇게 존재한다.


첫 번째는 한 전 대표의 아내와 총수의 배우자 모두 자신이 몸담은 분야에서 초격차를 달성한 인물이라는 점이다.


한동훈의 아내 진은정 변호사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국제변호사로 활동하며 연봉으로만 무려 20억 원 넘게 지급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 변호사는 한 전 대표의 서울대학교 법대 후배이기도 하다. 김어준의 부인 인정옥 작가는 수많은 드라마 폐인을 양산한 「네 멋대로 해라」를 비롯한 다수의 대본을 집필한 유명 방송 작가이다. 인 작가는 한국형 공포영화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한 「여고괴담 시리즈」의 시나리오를 쓰기도 했다.


두 번째는 손위 처남 문제로 세간의 구설수에 휩싸였다는 사실이다. 한데 구설수의 내용을 뜯어보면 차이가 크다. 한동훈 전 대표의 걱정거리에 비하면 김어준 총수는 가히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한 전 대표의 처남이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돼 검사직을 불명예스럽게 그만둔 탓이다. 반면, 총수의 처남인 인태연 전 청와대 자영업 비서관은 “매제 이상의 매제”의 후광을 든든하게 입고 있다는 눈총을 받는 정도에 아직은 그치고 있다. 허나 결국은 2세를 갖지 못한 총수와는 달리 한 전 대표는 슬하에 아들딸 골고루 두고 있으니 가족사와 관련해 김어준과 한동훈은 1승 1패씩을 서로 주고받은 셈이다.


한국 사회에서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는 현재 기묘하고 역설적인 위상에 놓여 있다. 그들은 경제적으로는 나날이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그런데 정치적 발언권은 오히려 강화되는 추세이다. 소상공인들과 영세 자영업자들이 자신들이 가진 표의 가치와 위력에 대해 비록 뒤늦게나마 눈을 뜨기 시작한 연유에서이다. 독일의 관념론 철학자 헤겔의 비통한 탄식대로 지혜의 여신인 미네르바의 올빼미는 황혼이 깃든 다음에야 비로소 날갯짓을 하는 모양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하필이면 김어준의 처남을 중요한 경제부처의 차관으로 발탁하려는 배경도, 윤석열 정권의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동훈 전 대표가 치킨 배달 체험을 필두로 전국 민생 투어에 나선 결정도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의 민심을 잡으려는 데 주된 목적이 있음은 물론이다.


이 대통령은 인태연 카드가 설령 실패해도 서둘러 유효한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 정권을 잡는다는 건 나라 안의 유능한 인재들을 필요할 때마다 언제든 불러서 쓸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동훈 전 대표가 오라고 한다고 하여 당장 흔쾌히 달려올 실력 있는 전문가가 지금 시점에서 우리나라에 몇이나 되겠는가? 한동훈에게 간이고 쓸개고 다 빼줄 것처럼 잔망스럽게 굴던 장동혁이 냅다 고무신 거꾸로 신고 윤석열로 갈아탄 사건은 정치의 세계가 얼마나 비정하고 냉혹한지를 적나라하게 일깨워준 씁쓸하고 상징적인 일화였다.


손학규의 KS 유전자와 한동훈의 강남 코드


한동훈은 불리한 정치 구도를 발 빠르고 적극적인 민생 행보로 극복하려는 중이다. 한동훈 이전에는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비슷한 시도를 했었다. 그는 장장 100일에 달하는 민심대장정을 떠났다. 결과는 참담한 실패였다. 농어촌 순례는 기본이고 심지어 탄광의 막장 경험까지 마다하지 않았던 손 전 대표의 민생 체험은 ‘손학규의 대모험’으로 인터넷에서 누리꾼들의 입길에 오른 몇 장의 흥미로운 사진을 빼놓으면 별다른 성과를 남기지 못했다.


극기훈련에 가까운 고통스러운 민생 체험에도 불구하고 손학규는 어째서 여론을 반전시키지 못했을까? 진단부터 잘못됐기 때문이다.


손학규에게 절실하게 요구된 과제는 민생 체험이 아니라 자기 변화였고, 그 변화의 요체는 중요한 고비마다 폐쇄적인 엘리트주의에 본능적으로 의존하는 타성과 관행을 과감하게 깨는 데 있었다. 손학규는 올해 치러진 조기 대선에서 엘리트 행정관료 출신인 한덕수를 또다시 본능적으로 지지했다. 윤석열 청산과 내란 종식을 간절하게 염원하는 광범위한 일반 대중의 바람과는 정면으로 역행하는 독선적인 행보였다. 그는 서울대-경기고의 ‘KS 유전자’를 끝내 떨쳐내지 못했다.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두려워한다는 측면에서는 한동훈은 손학규와 오십보백보로 생각된다. 손학규가 KS 유전자의 굴레를 탈피하지 못했다면, 한동훈은 강남 코드를 벗어던질 조짐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쯤 되면 강남과 한동훈의 관계는 가히 자석과 쇳가루의 관계와 같다고 하겠다.


한동훈이 정치적으로 재기하고, 더 나아가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의미한 경쟁력을 발휘하려면 세 가지를 너무 늦기 전에 버려야만 한다.


첫째로, 강남을 버려야 한다.

둘째로, 국민의힘을 버려야 한다.

셋째로, 검사의 세계관을 버려야 한다.


한동훈의 진정한 자기 혁신의 출발점은 그의 인생에 이제껏 편안한 꽃길만 깔아준 강남을 버리는 결단에 있다. 꽃길만 깔린 강남을 버리지는 않으면서 초단기 민생 체험을 요란하게 홍보해 서민과 중산층의 마음을 얻으려는 행동은 1층도 짓지 않은 채 10층 펜트하우스부터 올리겠다는 소리와 다름이 없다. 좋게 말해서 철없는 짓이고, 나쁘게 표현하면 순 날로 먹으려는 도둑놈 심보의 발로이다.


KS를 포기하지 못한 손학규는 대통령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그는 대통령 꿈을 이루기는 고사하고 대통령 선거에서 본인 사진 들어간 벽보 한번 붙이지를 못했다. 강남을 버리지 못하는 한동훈의 미래는 과연 다를까? 한동훈이 강남을 버릴 수 있다면 국민의힘을 버리는 일은, 검사의 세계관을 버리는 일은 종량제 봉투에 담긴 쓰레기 버리는 일보다 천배백배는 더 쉬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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